내 곁에 있는 여인.
조금은 세월 속에서 잔주름도 흐르고 그리고 또 조금은 세월 속에
서 흰머리도 살짝 보이는 여인.
아름다움만을 추구하던 젊은 날은 어디로 가고 가끔은 시장골목에
서 콩나물 한 웅큼을 더 달라고 하는 여인.
잔잔한 실내악이 흐르던 레스토랑에서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를 좋
아했던 그녀는 이제 현철을 좋아하는 조금은 나이든 여인.
그런 여인이 내 곁에 있습니다.
어느 날 바라보면 먹다 남은 다 식은 찬밥처럼 내가 왜 저여인을 사
랑했을까 하는 치매 걸린 노인처럼 혼자서 구시렁거려 보지만 그래
도 젊은 날에는 그녀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웠습니다.
세월은 무심하게 혼자서 흐른 것이 아니였음에도 나의 늙음은 보이
지않고 내 곁의여인에서 세월의 흔적만 보이게 됨은 얼마나 커다란
착각일까요?
아름답습니다. 그 여인의 마디 굵은 손에서 청국장찌개가 끓여 나오
고 그 여인의 젖가슴에서 내 아들이 자랐고 내 귀여운 딸이 세상을
보았습니다.
어느 날
그림전시회에서 한 친구가 하던 말이 불현 듯이 생각났습니다. ‘내
여자가 제일아름다운 거야...’ 그림속의 요염한 여인이 아무리 아름
다워도 그 여인은 나에게 사랑을 속삭여주지 않습니다.
그 여인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나의 손을 잡아주지는 못합니다.
오늘은 세상에서 가장아름다운 내 여인에게 한 송이의 장미를 선물
하는 날이었으면 합니다. “당신은 여전히 아름다운 꽃이야...”
이 한 마디면
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로 세월의흔적은 바람과 함께 사라
지고 젊은 날 청년의 모습으로 탄생할 것입니다.
내 곁에 있는 여인 그 여인이 가장 아름답습니다.
(옮겨온 글)